"섀도보팅 제도, 상법 개정안 및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한 기업인으로서의 제언1내부회계관리제도
정구용 < 바카라 커뮤니티 회장 >
새 정부의 기업 정책은 크게 일자리 창출과 재벌개혁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경제 컨트롤타워를 담당하게 될 후보자들의 면면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00대 국정과제를 선정해 나가는 과정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5당 공통 공약과 협치 법안에 따라 그 추진 방법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상장회사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회장으로서 속사정을 허심탄회하게 전달하는 것이 새 정부의 정책을 돕는 일이라 믿고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먼저, 섀도보팅 제도에 대한 제언이다. 섀도보팅 제도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의 의사를 현장에 참석한 주주의 찬반 비율에 맞춰 반영함으로써 주주총회의 법정 결의요건을 충족시켜주는 제도다. 현장 출석이 어려운 주주를 위해 전자투표나 전자위임장 제도도 있지만 이를 통해 주주총회에 참여하는 주주 또한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대다수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배당이나 시세차익 등 경제적 이익이지, 이사 선임 등 경영 참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투자 동기는 그대로인데, 섀도보팅 제도는 금년 말 완전 폐기된다. 3년 유예기간을 거치는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 그러나 상장회사에는 그야말로 발등의 불이다. 주주총회를 열지 못하면 관리종목이 되거나 상장폐지까지 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진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상법상 주주총회의 법정 결의요건을 낮추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두 번째는 재벌개혁을 목표로 논의되고 있는 상법 개정에 관한 것이다. 상법은 재벌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나아가 우리나라의 모든 영리법인에 적용된다.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상법을 개정하는 것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셈이다. 이미 상법에는 IMF나 시민사회단체 등 기업 외부의 요구에 따라 규정된 관련 규제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상법 개정이 논의된다는 것은 문제의 해결책이 상법 개정이 아니라는 방증일 수도 있다. 기업지배구조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효율성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흔히 기업지배구조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한다. 없는 정답을 법으로 정하기에 앞서 그 법에 의해 규제받게 될 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제언이다. 이구동성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성패가 기업가정신에 달려 있음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새 정부의 기업 정책이 대부분 행정기관 신설과 행정력 강화에 집중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많은 전문가들이 기존의 것을 새롭게 읽어내는 상상력과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역량으로 꼽는다. 어느 것 하나 규제할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믿고 응원해줘야 한다. 국가가 밀어주고 기업이 뛸 때 청년 일자리 창출도, 고용 안정도 가능하다. 정책을 추진할 때 기업의 기를 살려주는 내용도 함께 고민해 주길 바란다.................중략
<실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이자 750여개 상장회사의 협의체인 바카라 커뮤니티의 회장으로서 현재 정부의 기업관련 정책들에 대해서 기업 현실을 토대로 제언하는 내용의 기고문입니다. 기고문 전문은 매일경제신문 6월 19일자 오피니언을 참고바랍니다.>